[미국 법제동향]
미국 AI 입법 동향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다.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기업의 본고장인 미국은 인공지능의 발상지이자 그 혁신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미국의 법제로는 무엇이 있는지, 그 최근의 동향을 살펴본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유럽연합의 「인공지능(AI)법」에 상응하는 포괄적 규제 법률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2018년에 인공지능의 정의 규정을 연방법에 명시한 바 있고, 연방의회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인공지능과 관련한 법률안을 지속적으로 발의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보이는 공통된 특징은 기술 규제를 선결 과제로 내세우기보다, 올바른 활용을 권장하기 위하여 연방정부의 사업과 조직에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하고 그 장단점 분석에 중점을 둔다는 데 있다.
2020년부터 2024년 5월까지 제정된 인공지능 관련 법률은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출력물 확인법」, 「정부인공지능법 2020」, 「국가 인공지능 구상법 2020」, 「미국인공지능진흥법」, 「미국 항공 분야 성장 및 리더십 확보법」을 비롯하여 연도별 국방수권법과 세출예산법 등이다. 특히 「국가 인공지능 구상법 2020」에 따라 국가인공지능구상실이 백악관 과학기술처 소속으로 신설되었고, 전문가로 구성된 국가인공지능자문위원회가 조직되어 각종 정책 제안을 하고 있다.
행정부에서도 정부의 인공지능 활용을 권장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행정명령 제13859호와 행정명령 제13960호를 발하였고, 현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 및 사용 행정명령 제14110호」를 발한 바 있다. 현 행정부는 인공지능으로 촉발될 수 있는 위험성에 더 중점을 두고 이에 대응하고자 하는데, 이를 백악관 과학기술처의 『AI 권리장전의 청사진』과 미국표준기술연구소의 『인공지능 위험관리 기본 방침』으로 구체화하였다.
연방정부가 인공지능의 안전한 사용을 민간에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문제는 이미 의회에서 인식하고 있으며,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023년 6월에 △안전 보장(Security) △책임성 강화(Accountability) △기초 가치 보호(Foundation) △국민의 이해도 제고(Explain) △혁신(INNOVATION)을 지향점으로 하는, 이른바 “SAFE Innovation 기본 방침”을 발표한 뒤, 9차에 걸친 “인공지능 인사이트 포럼”에서 업계 의견을 포함한 쟁점을 논의하였다. 이를 토대로 슈머 상원의원을 필두로 한 “상원 양당 AI 실무반”이 상원에서 추진해야 할 인공지능 정책 방향을 올해 5월에 발표하였다. 같은 맥락으로,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민주당)과 조쉬 하울리 상원의원(공화당)은 “양당의 인공지능 입법 기본 방침”을 지난해 9월 발표하면서, 독립성이 보장된 규제 기관의 설치를 당면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하였다.
현 제118대 의회에서 발의한 인공지능 법률안은 양원을 모두 합쳐 370건을 상회하지만, 법률로 확정된 것은 연방정부 사업에 대한 두 건에 불과하다. 계류 중인 법률안 중에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법(안)」(하원 법률안 제4223호), 「알고리즘책임법(안)」(하원 법률안 제5628호, 상원 법률안 제2892호), 「디지털플랫폼위원회법(안)」(상원 법률안 제1671호) 등이 있으나 2023년 발의된 뒤 별다른 진전이 있지는 않다.
주(州)에서도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법률을 제정하고 있다. 전국주의회협의회에 따르면 2024년 5월까지 17개 주에서 인공지능 법률을 제정하였고, 이와 별개로 딥페이크 영상물을 규제하는 법률을 둔 주 또한 17개이다. 2024 회기 중 인공지능 또는 딥페이크 규제 법률안이 발의되어 계류 중이거나 주지사의 서명 절차를 앞둔 주는 총 29개에 달해, 앞으로 더 많은 주에서 인공지능 법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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